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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글루스

밀린 이야기.

얼마전에 있었던 일때문에
블로그에 차마 글남기기가 두려웠는데.
기분도 우울하고 잠도 안오고 그래서.
그냥 조금이라도 끄적거려본다.

1. 취향의 문제.
난 뭐가 좋아. 넌 뭐가 좋니?
새삼느끼는 거지만 쉽게 내 취향을 다른 이에게 이야기해도.
그 이야기가 다시 돌아온 적은 별로 없다.
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그리 대단하지 않더라도.
다만 그냥 누구라도 조금이라도 그냥 아 나도 그거 좋아해라고 말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안될까?
정치적인 견해도 쉽게 다른 사람에게 온건한 지지를 받지도 못하겠고.
내가 좋아하는 음악도 어느 누구도 쉽게 좋아해주지 않는 것 같고.
아니 이런게 모두 우스운 어리광일뿐이지만.
그냥 적어도 난 뭐가 좋은데 너도 같이 좋아해주면 안될까?
이말을 던지고 싶은거 같기도 하고.
예전에 강신주의 다상담 한참 들을때.
내가 좋아하는 걸 일년에 한번씩 정리해보면 내가 보인다고 했는데.
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걸 정리해볼 자신도 없고.
그냥 무슨 말을 하고 싶어서 이 이야기를 꺼낸지도 기억이 안난다.

2. 조카의 말.
조카랑 같이 지낸지 꽤 오랜시간이 흘렀는데.
매번 좋은 어른이란 무얼까라는 고민만 생긴다.
얼마전 조카가 한말에 울컥했다.
삼촌 나이와 키는 밥을 먹으면 자라는데.
마음은 밥을 먹어도 자라는 것 같지는 않아.
평소에 화만내고 짜증만 내는데 저말을 듣는데 너무 부끄러워졌다.
마음은 언제쯤이면 자랄까?
서른이 넘은 나이도 그리 마음이 자란 건 같지는 않다.
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냥 변하기만 해도.
단단하게 굳은 생각과 마음은 전혀 자라지 않은 것 같다.

3. 부끄러움.
요즘 술만 먹으면 느끼는게.
너무 부끄럽다.
술먹고 하는 짓들이 전부.
예전에도 부끄러운 짓을 많이 했지만.
적어도 요즘처럼 깨고 나면 나를 부끄럽게 한 적이 없는 것 같다.
왜일까 생각해보면.
가뜩이나 늘지 않는 주량인데도.
그냥 힘들다고 나 기분 좋자고 퍼먹으면 결국 창피해진다.
그 모든게 그리 생산적인 것 같지도 않고.
그냥 지겨운 신세 한탄에 매몰되는 것 같기도 하고.
결국은 부끄러워 진다 술만 먹으면.

4.세상사.
최근 우리나라의 소식을 듣고 있으면.
그냥 답답하고 답답하다.
그러면서 생각나는 미드 장면이 있었다.
뉴스룸에서 나오는 두 장면인데 계속 머리속에 남아있다.
유튜브에 영상이 올라와 있긴 한데 내용이 길어서 그냥 대사 몇줄만.
we didn't scare so easy.
시즌1 첫 에피소드 첫씬에 나온는 긴 대사 중 하나인데.
미국이 위대하다니 이런말이 중요한게 아니라
미국이 현재 어떻다드니 비판적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.
그냥 우리는 쉽게 겁먹지 않았다고 예전엔.
우리도 그랬던 거 같다 예전엔.
두번째는 시즌2 2에피소드에 나오는 건데.
we don't know what's coming tomorrow.
and I don't know what I'm doing.
but I'll make you this promise. I'm gonna be with you all night.
I'm not going anywhere. I'll be right here.
911당일 주인공 윌이 첫 방송을 하면서 하는 이야기인데.
우리나라도 저렇게 말해주는 뉴스 앵커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이런 맘이다.

5.오월 27.May
그냥 좋아하는 피아노 연주곡 27.May인데.
어느새 오월이다.
항상 오월이 참 좋았다.
이번 오월엔 야구장도 가고 이승환 콘서트도 가고.
좋은 일들만 있었으면 좋겠다.
마지막으로 그냥 이 블로그의 제목인 27.May